본문 바로가기
춰락/UK-US춰락

인식론에서 윌프리드 셀라스(Willfrid Sellars)의 소여의 신화(Myth of the Given) 문제에 대해

by 로짘 2020. 2. 29.

내재주의자(internalist)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두 논제(thesis)를 받아들인다.

 

(1) 모든 요구되는 믿음은 정당화되어야 한다.
(2) 오직 정당화된 믿음만이 다른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논제는 어떠한 믿음이던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다른 (정당화된) 믿음을 요구하므로 한 믿음의 정당화에 대한 과정이 무한퇴행(infinite regress)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무한 퇴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자기 스스로 정당화되는 믿음(self-justified belief)인 기초 믿음(basic belief)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 스스로 정당화되는 기초 믿음은 어떻게 규정될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자기 스스로 정당화되는 기초 믿음은 다른 믿음들을 정당화하는데 기초가 되어야 하는 믿음이므로 틀림없는것이어야 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불가오류적 믿음(infallible belief)여야 한다. 하지만 레러(Lehrer)의 지적처럼 피타고라스 정리는 필연적인 명제이고 그런 점에서 불가오류적(infallible)이나 내가 그 내용을 알지도 못함에도 수학 선생님이 그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것이 참이라고 여긴 경우, 피타고라스 정리에 대한 나의 믿음이 정당화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말하자면 내재주의자는 다음의 추가적인 논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3) 믿음의 주체는 그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시켜주는 다른 믿음 혹은 기초적 믿음에 대해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항상 (3)을 만족시키는 불가오류적 믿음을 고려할 때, 생각할 수 있는 기초적 믿음의 후보는 우리의 경험이 정당화해 주는 믿음일 것이다. 말하자면, 기초적 믿음이란 경험 그 자체로서 감각기관에 주어지는 원초적인 경험의 상태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이다. 셀라스(Sellars)는 기초적 믿음을 이렇게 고려할 경우, 그러한 믿음은 소여(the Given)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소여의 신화’(Myth of the Given)라고 불리는 내재주의가 짊어져야 할 딜레마(dilemma) 논증을 제시한다. 셀라스는 정당화라는 것은 라는 믿음으로부터 를 정당화하는 추론관계로 고려할 수 있는데 만약 소여로부터 다른 믿음이 정당화된다면 이는 소여로부터 다른 믿음으로의 추론관계가 성립함을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추론관계가 성립함은 소여가 개념적(conceptual)인 혹은 명제적(propositional)인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는 소여는 다른 믿음으로부터 정당화되지 말아야 하므로 이는 비개념적(non-conceptual)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내재주의는 소여를 개념적인 것으로 고려할 경우 그러한 개념적인 믿음 역시 정당화를 요구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직면할 것이며 비개념적인 것으로 고려할 경우 비개념적인 상태가 어떻게 개념적인 상태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재주의가 직면하게 되는 딜레마에 대해 셀라스는 기초적 믿음이 소여라는 것은 신화(myth)라고 말한다. 셀라스가 제시한 소여의 신화 논증은 내재주의자에게 특히 정초론자(foundationalist)에게 해결해야할 매주 중요한 문제이며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내재주의를 지키기 힘들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