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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철학 블로그 포스팅 2일차: 플라톤의 심신이원론

by 로짘 2023. 6. 15.

. 실체이원론(심신이원론): 플라톤

 

1. 마음과 심성을 가진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블로그의 시작부분에서 몇 가지 개념을 설명하고 나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심리철학에서는 마음과 관련된 철학적 논의를 다룹니다. 심리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이고, 또 심성(심리적 특성)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Mentality’라는 용어는 한국어로 심성이라고 번역되지만, 일상어에서 사용되는 마음씨와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심리철학에서 심성이라는 말은 좀 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특히 마음을 실체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마음은 인정하지 않지만 심성은 인정한다고 말합니다. 이원론을 부정하는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심성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일종의 심적 특성들(mental properties)의 집합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2.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써의 마음(심성, 영혼)

 

고대인들은 마음을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차이점이라고 여기고 인간과 비인간인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동물들은 마음이 없다고 해서 “mindless”라고 하며, 이로부터 영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인간과 동물을 구분합니다. 이 생각은 서양 철학사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 인들은 물론 중세, 근세 그리고 현대인 사이에서도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마음(mind)을 영혼(soul)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며, 종교에서도 이 단어가 많이 사용됩니다. 성경과 같은 곳에서는 마음이라는 표현보다는 영혼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며, 또한 정신’(spirit)이라는 개념도 나타납니다. 이에 대한 내용도 앞으로 블로그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3. 플라톤의 심신이원론

 

마음과 영혼에 대해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람은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은 영혼 불멸론을 주장한 사람으로, 영혼 개념을 도입한 고대 사상가로 대표되기도 합니다. 플라톤은 이원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 세계를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눕니다. 현상계에 있는 개별적인 사물들은 이데아를 닮아있다고 합니다. 이데아란 모든 사물의 원형이자 가장 본질적인 것이고 영원불멸한 것입니다. 현상계에 있는 개별 사물들은 있었다가 사라지는 것이며 생성되고 소멸하며, 우리에게 진짜 같지만 실제로는 아닙니다. 현상계에 있는 모든 물체는 그 물체의 이데아의 성질을 나누어 가지며(분유), 모든 사물들은 그 물체의 이데아를 지향하여 그것을 바라고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존속하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플라톤의 이원론적 관점은 이후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혹독한 비판을 받게 됩니다.

플라톤은 인간에 대해서도, 인간이 두 가지 기본적인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보았고, 그 중 하나는 영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영혼은 단순하고 신성하며 불변의 존재이며, 우리의 물질적 존재가 되기 전에 순수하고 무형의 상태로 미리 존재했다. (The soul is a simple, divine, and immutable entity that preexisted in a pure and disembodied state before becoming a part of our physical existence.)

 

플라톤의 글에서 나오는 영혼 개념은 다음과 같은 성격이 있습니다.

 

  • 단순함(simple): 영혼은 단순한 존재로서,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비복합적입니다. 영혼은 각각 그것 자체로 서 자립하며, 여러 가지 요소들의 혼합체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몸은 분할될 수 있지만, 영혼은 분할될 수 없습니다.
  • 신성함(divine): 영혼은 몸에 비해 어떤 신성한 특징을 가집니다. 플라톤은 현상계에서 이데아계와 비교했을 때 훨씬 차원이 낮고, 저속하고 하잘 것 없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인간의 육체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라톤에게 인간의 몸은 하나의 고기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며 고귀한 영혼을 타락시키고 오염시키는 존재입니다. 영혼은 고귀하고 신성한 가치를 가집니다.
  • 변하지 않음(immutable): 영혼은 변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몸에 들어 있는 영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몸은 죽어도 영혼은 계속 존속합니다.
  • 미리 존재하며 순수하고 무형의 상태임(preexisted in a pure and disembodied state): 영혼은 미리 존재했으며 순수하고 무형의 상태로 나타납니다. 인간의 몸에 들어오기 전에, 인간의 영혼은 이미 이데아 세계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사물의 이데아들을 접하며 그것에 대한 지식을 가졌습니다. 육체에 들어온 뒤 타락해 이데아를 직접 확인하는 능력이 떨어지지만, 교육과 이성의 직관을 통해 이데아계에 있었던 때의 이데아들을 회상해 낸다는 것이 플라톤의 상기설입니다.

그렇다면 플라톤은 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몸은 복합물이자 소멸하며 일시적이고 존재하기 위한 수단이다.

 

  • 복합물(composite): 몸은 여러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소멸(perishable): 몸은 존재했다가 사라집니다. 아무리 우리가 살아있을 때 힘들어도 결국 죽으면 땅속에 묻혀 썩어 한 줌의 흙이 됩니다.
  • 수단(vehicle): 이 세계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존속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 역할을 합니다. 몸이 없으면 물리적 공간에서 존속하지 않았다면, 몸이 있으면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 일시적인(transitory): 몸은 일시적이며 덧없는 존재입니다. 영혼은 영원히 존재하지만 몸은 가진 상태로 존재하는 기간 동안만 유효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플라톤은 몸과 대조되는 영혼을 가지는 것을 의식적이고 지적이며 합리적인 존재라고 봤습니다. 영혼을 가짐으로써 의식적이고 지적이며 합리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플라톤의 결론은 우리 각자가 영혼이지, 단순한 영혼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혼이 없다면 우리 인간의 존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몸은 가치 없는 존재이며 결국 내가 나로서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곧 영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플라톤은 이원론적 입장에서 몸(body)보다 영혼(soul)에 더 가치를 두고 더 큰 비중을 두는 관점으로 글을 썼습니다.

 

영혼이 있다는 것은 의식이 있고 지적이며 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플라톤은 영혼은 몸과 상반되는 존재로, 의식이 있고 지적이며 합리적인 존재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혼을 가지고 있으면 의식이 있고 지적(지성)이며 합리적인 있음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혼을 가짐으로써 이러한 설격을 갖춘 피조물(creature)이 됩니다. 주의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피조물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피조물과는 다릅니다. 희랍철학에서는 피조물에 창조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동물이 되는 것은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플라톤은 설명했습니다.

 

이로부터 플라톤은 우리 각자는 영혼이자, 그저 영혼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우리는 각자 하나의 영혼이며, 인간은 영혼과 동일합니다. 영혼이 없다면 우리의 존재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몸은 가치가 없는 존재이며, 내가 나로서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은 곧 영혼 때문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영혼을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곧 영혼입니다. 플라톤은 이원론적 입장에서, 몸보다는 영혼에 더 큰 가치와 중요성을 부여했습니다.

 

심신 이원론 (Mind - body dualism)

 

플라톤의 영혼에 대한 생각에서 심신 이원론이 탄생합니다. 우리는 물질적인 몸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이거나 영적인 차원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적이거나 영적인 차원은 영혼, 마음, 또는 정신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이나 영혼은 물질적인 사물들 가지지 않습니다. 기본적으 로 심신 이원론은 인간은 마음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입니다.

 

심신이원론은 일반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에서 나오며, 종교와 문화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심신이원론을 통해 플라톤이 제시한 영혼을 부정할 수 없고, 의미가 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같은 종교에서는 인간은 마음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종교에서 인간은 몸만으로 구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아 동일성은 영혼의 존재에 의해 보장받습니다. 나는 내 영혼이 있기 때문에 나입니다. 나는 내 영혼에 의해 다른 사람과 구별됩니다. 몸이 같아도 영혼이 다르면 다른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심신 이원론에 따르면, 우리의 여러 가지 정신적 현상들(: 사유, 의식, 의지 등)의 근원은 영혼입니다. 영혼에는 지능, 의지, 생각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원론의 기본적 발상은 몇 천 년 전부터 내려오고 있습니다. 인간은 왜 이러한 생각을 했을까요? 이 이원론 관점은 인류 역사를 관통하여 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원론에서 탈출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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