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춰락/서양 옛날 및 EU춰락

플라톤 <법률>: 한 마음 설득, 절제, 국가 단일성 추구

by 로짘 2020. 2. 29.

플라톤은 <국가>편에서 국가의 단일성 혹은 통일성은 이상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최고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의 단일성은 국가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을 가질 때 가능하다. 이때의 한 마음이란 누가 통치하고 누가 통치를 받아야하는가에 대한 동의를 의미한다. 이는 통치자와 피통치자가 모두 한 마음내지 의견일치를 이룬다는 것이며 그는 이를 통해 국가의 통일성이라는 최고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플라톤의 <법률>에서도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절제가 중요시 된다. 플라톤은 <법률>에서 절제를 지성(nous)과 결합되는 것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영혼 속에 새겨야할 내적 규범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시민들 사이의 한 마음 내지 동의를 가능케 하는 덕이 절제가 되는 것이다. 절제는 나라에서나 개인에서나 어느 것이 통치하고 통치 받아야 하는가와 관련해서 본성적으로 열등한 것과 우월한 것 사이의 합의로서 모든 것에 걸쳐 뻗어 있는 덕이다. 하지만 이 절제가 지성과 결합된 것으로 고려될 때 지혜의 덕을 지니지 않은 수호자 계급과 생산자 계급이 이러한 절체를 발휘할 수 있는 영혼의 능력을 소유하는가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 비지성적인 영혼의 능력이 강한 이 두 계급이 어떻게 통치자의 이성의 명령을 이해하고 그것에 복종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플라톤은 <법률>4권에서 시민들의 법 준수를 이끌어내고 절제를 내면화하는 방법으로 교육과 설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교육은 적합한 쾌락과 고통 또는 적합하지 않은 쾌락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쾌락을 추구하고 괴로움을 피하려고 하기에 교육을 통해서 시민들이 정의로운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절제를 배우고 이를 평생 동안 새기고 살 수 있으며 시민들 역시 정의로운 행동을 자발적으로 함으로써 폴리스를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여겼다.

 

절제를 내면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시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법률 자체의 해결방식은 한편으로는 설득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성격들이 설득에 불복하는 것들일 경우에 강제와 벌로써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한다. , 플라톤은 설득과 강요의 두 가지 방식이 복합되어야 시민들에 대한 법의 준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설득의 성격을 의사비유와 불경론적 입장에 대한 논박을 통해 설명한다. 먼저, 플라톤은 두 종류의 의사의 치료법을 말하는데 하나는 노예인 의사의 치료법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인인 의사의 치료법이다. 노예인 의사는 환자에게 일방적인 명령만을 내리지만 자유인 의사는 처음부터 병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설득을 시작한다. 노예인 의사는 자유인 의사가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비웃는다. 하지만 자유인 의사의 태도는 치료에 앞서 환자에 대한 설득이 우선되어야 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은 자유인 의사를 참된 의사의 전형으로 보았는데 이는 자유인 의사가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명령뿐만 아니라 설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유인 의사의 예는 먼저 이성적 설득과 더불어 환자의 감정을 고려한 설득 방식을 함께 사용됨을 보여주며, 다음으로 환자의 자발적인 복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비유는 법 전문을 통한 설득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훌륭한 입법가는 법의 강제성을 통한 시민들의 복종을 요구하기 전에 법 전문을 통해 법의 취지와 법조문의 성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법 준수의 이점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플라톤은 설득의 방식으로는 이성적 방식과 감성적 방식이 있다고 여겼음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플라톤이 신에 관한 불경론적 입장을 세 가지로 분류해서 소개한 것으로부터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신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두 번째는 신들이 존재하지만 인간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마지막으로 부정의한 인간이 뇌물을 통해서 신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플라톤이 신에 대한 부정적 믿음을 논박할 때 첫 번째 주장에 대한 논박은 이성적 설득의 성격이 강하며, 나머지 두 주장에 대해서는 신화적인 주술적 설득의 성격이 강하다. , 플라톤의 설득체계는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 수단이 모두 동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사의 비유와 함께 불경론적 방식이 보여주는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입법가가 피통치자인 시민들을 설득함에 있어 시민들의 혼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그 설득수단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민의 혼의 상태가 이성적인지 아니면 감성적인지를 구분하여 그에 합당한 설득 수단을 사용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의사비유와 불경론자들에 대한 논박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플라톤이 법에 의한 통치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설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설득시도에서 중요한 점은 1. 법의 통치에서 설득과 동시에 처벌과 같은 강제 수단의 사용을 중요한 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 2. 입법가가 피통치자인 시민들을 설득함에 있어서 시민들의 영혼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그 설득수단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플라톤은 훌륭한 입법가의 의도나 법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시민들로 하여금 정의, 절제, 지혜와 같은 덕의 함양을 통해서 법에 대한 자발적 준수를 지향한다. 덕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비로소 법에 의한 설득을 인식하고 법이 목표로 하는 정의와 공돈선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폴리스 구성원 전체의 한마음역시 시민들이 덕을 갖출 때 비로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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