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본질과 근거에 대한 철학적 탐구에 있어서 도덕적 논의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은 윤리학의 역사에서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전재되어 왔다. 하나는 도덕적 옳음과 그름 혹은 선과 악의 근거를 자연적 사실에서 찾고자 하는 자연주의적인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비자연적(형이상학적) 속성을 지닌 규범적 사실 또는 도덕적 원리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자연주의 윤리설은 도덕을 인간 육체의 물리적 상태로 환원함으로써 도덕을 육체의 부수현상 즉 육체적 기능의 부산물로 간주한다. 따라서 자연주의 윤리설은 자연적 사실인 경험할 수 있는 사실을 근거로 삼는다. 보편적인 행위의 법칙을 추론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주의 윤리설은 형이상학적 윤리설과 맥을 같이하나 법칙의 근거를 초경험적 실재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인 사실에서 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이상학적 윤리설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자연주의 윤리설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자연주의 윤리설에 따르면 도덕적 판단에 관한 진술은 도덕과 무관한 사실 진술과 의미상 동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도덕적 진술을 도덕과 무관한 자연적 용어로 정의가능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둘째, 자연주의적 정의는 일종의 분석명제이다. 그래서 도덕적 진술은 “1+1=2”와 같은 진술과 마찬가지로 논리적 동치이고 분석적으로 참이다. 셋째, 자연주의 윤리설은 도덕 판단이 과학적 사실 진술과 마찬가지로 경험적 조사에 의해서 검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자연주의는 경험론이며 도덕 판단 혹은 가치 판단을 일종의 사실 판단과 동일시하는 가운데, 경험적 사실을 다루는 경험 과학과 동일한 방법으로 도덕 판단의 진위를 가리고자 한다. 윤리학의 역사에서 이와 같은 입장은 벤담과 밀의 쾌락 공리주의 등이 있다.
형이상학적 윤리설은 실재에 관한 형이상학적 이론이 선에 관한 윤리학적 문제해결의 참된 기초라고 믿는 입장이다. 이러한 윤리설의 특징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고려할 때 먼저 우주의 형이상학적 체계를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위치와 본질을 찾아낸 다음 그 본질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의 삶에 있어서 바람직한 가치의 기준을 일반적인 경험의 기준이 아닌 초월적이고 이상적인 데에 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은 주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를 이상의 세계로 설정하고 여기에 종교적 색채가 가미되면서 신이나 내세를 거론하게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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